'알릴레오 북스'를 듣고.
건축가 유현준은 과연 인문건축가 다웠다. 건축이 각기 다르게 발달하게 된 나라들의 역사, 다른모습으로 발전하게 만든 기후, 생업, 그리고 환경에 따라 각기다른 건축의 형태와 특징을 지니게 된 이유를 건축가의 시점으로 말해 주었다.
나는 그를 건축종사자의 관점을 가지고, 인문적 통합의 책을 낸 국내 첫 작가로 기억한다. 그의 첫 책, [공간의 공간]이 바로 그 책이었고, 나는 그렇게 통합적 관점에서 건축을 접근한 책은 국내 건축가들의 저서로써는 처음이었다. 나는 유현준 건축가의 그러한 통합적 사고가 매우 독보적이며 훌륭하다고 감탄했었다. 현재 건축일을 하고 있는 직업인으로서, 경제적 정치적 시스템까지 고려한 미래구성과 디쟈인 개념, 그리고 공학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건축의 특징을 잘 담아 낸 시각이 대단하다고 여전히 그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알릴레오 북스에서 그의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하철노선을 연계한 물류수송 아이디어, 그리고 그러한 시각으로 계속 발전시켜서 서울을 세계 거대도시의 표준으로도 제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매우 확장적이고 미래지향적 사고라서 좋았다. 이런 저런 정치적 현실적 제약과 어려움을 이슈로 꺼내, 함께 생각해 보도록 제시하면서, 한국 근대정치사를 잘 알고 있는 유시민 작가와, 보다 젊은 세대의 일반인 생각을 가진 조수민 변호사의 상반되는 시각도 좋은 합이었다. 또한, 대로변 상가 1층의 인기가 떨어질 것이라던 그의 예상은 지금도 적중한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더욱 그렇게 되었다. '그럼 이런 곳은 또 어떻게 활용되면 좋을지?', '자동차로 지나가면서 보는 광고효과가 높은 아이템들은 뭐가 있을까? 옛날처럼 극장? 길거리 갤러리?' 등등 생각을 이끌어내어 그들의 대화에 나도 참여하도록 진행하는, 팟케스트의 매력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주택정책, 토지공개념에 대한 이해 등등은 좀 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고, 한국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정책분야와 부동산사업자등 전문가와 함께 더 들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DMZ 부분 엣지시티, 지하터널 물류수송 계획, 선형공원과 더 많은 공공장소인 도심공원확대 아이디어 등등 모두 참 좋은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나는 유현준 건축가가 한국 사회가 정치, 경제, 사회가 서로 공생하고 상생하는 방향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시각이 너무 고맙고 매우 동감하는 바이다.
작가 소개: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 및 (주)유현준건축사사무소(Hyunjoon Yoo Architects) 대표 건축사, 미국 건축사. 하버드 대학교, MIT, 연세대학교에서 건축 공부를 했다. 하버드 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 후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 사무소에서 실무를 하였다. MIT 건축연구소 연구원 및 MIT 교환교수(2010)로 있었다. 2013 올해의 건축 Best 7, 2013 김수근건축상 프리뷰상, CNN이 선정한 15 Seoul’s Architectural Wonders, 2010 건축문화공간대상 대통령상, 2009 젊은 건축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제 현상 설계에서 다섯 차례 수상하였다. 2011 한국현대건축작가 16인 아시아전 요코하마 전시, 2010 한국현대건축작가 17인 아시아전 상하이 전시, 2015 멜버른 대학교 한국현대건축작가 초청 전시를 가졌다.
건축으로 세상을 조망하고 사유하는 인문 건축가. 건축가는 사회의 복잡한 관계를 정리해 주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는 잘 어우러질 수 있는 화목한 건축으로 관계와 사회를 바꿔 나가고 있다. 또한 여러 매체에 글을 연재하면서 방송 출연 및 유튜브 〈셜록 현준〉을 통해 공간과 건축 이야기를 쉽게 전하고 있다.
또한 청와대 리모델링 자문과 대한민국 건축대전 심사위원,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부커미셔너를 비롯한 각종 위원을 역임했다. 재미 시절 작품으로는 『165 Charles Street Apartments, New York』 등이 있고, 2005년 귀국 후 주요 작품으로는 『청운대학교 도서관』, 『테마동물원 ZooZoo』, 『강북삼성병원 종합검진센터』, 『고리원자력 발전소 신사옥』, 『플로팅 하우스』, 『머그학동』, 『쌍달리 주택』, 『청년 일자리 허브/사회적기업 개발센터』 등이 있다. 주요 저서로는 『모더니즘: 동서양문화의 하이브리드』, 『현대건축의 흐름』, 『52 9 12』가 있다.[출처: 예스 24 작가소개]
내용요약과 제안들
1. 최근 건축의 두가지 변화: 3D 프린트 재료구축방식 & 고층 목구조의 등장
2. 포스트 코로나시대 아파트의 변화
1) 1인가구, 1발코니
2) 쇼셜믹스 공원(단지 1층을 공원으로 개방)
3) 기둥식 구조변화 (기존 벽식아파트 구조의 변화)
4) 복합구성(주거+업무+학교: 건물내 위성학교, 공유오피스 등,)
5) 친환경 목구조
3. "줄건 주고 받을 건 받자": 합리적인 공간에 대한 개인과 공공의 이익분배(사업적, 공간적, 제도적 분배)
>>공공의 공간을 통해 평등한 토지와 공간사용 허용.
Ex. '경의선 숲길' 형태의 공원: 최대다수의 최대 공원 누리기..같은.
4. 그린벨트 주변의 개발에 대한 제안
>>최대의 공공이 자연녹지를 누릴 수 있도록
>>LH 업무변화, 도시의 자투리 땅 활용하도록 건축규제 바꾸기(용적율, 건폐율 일조선 등등..)
5. DMZ 남북연결 엣지시티
>>선형으로 '고밀도 개발'이 되는 "DMZ 엣지시티"
6. 발상의 전환 레노베이션으로 공간활용
: 공간소비의 재편과 극대화 >>비즈니스 아이디어 >> 융합된 마켓(편의점이라 표현함), 양질의 오프라인 공간을 더 많은 사람들이 확보할 수 있도록 시장논리에 두지말고 공공(국가)이 나서야한다. Ex.영화 "기생충"에서 빈부간의 공간확보에 대한 예시.
7. "클라우드 회사=온라인 부동산 사업자", "반도체=온라인 건축자재상"은 매우 공감가는 비유다. "월세살이, 쉐어하우스,위워크임대오피스=소작농의 삶", "아파트소유, 빌딩소유=지주의 삶" >>오피스의 오프라인 공간이 사이버 공간으로 들어가는 현상을 재미있게 비유함.
8. 부의 재분배가 경제적 미래 이슈라면, 공간(토지)확보의 재분배는 삶의 질에 대한 재분배이기도 하다.
9. 제안들
- 1,2인가구에 맞는 디쟈인의 소형아파트 대량공급.
- 프렉텔 1.4의 공간과 도시구성으로 짝퉁도시 방지.
>>도시 속의 프렉텔(대전 소제동+대덕연구단지/ 익선동식 상업화/ 여주시+남한강 연결)>>제도적 뒷바침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건축규제 적절한 변화로 시도.
서평
코로나19 이후 변화를 바라보면서, 주거, 업무, 교육시설의 변화, 공공공간을 위한 도시구조의 변화를 위한 재정비(공원, 교통, 물류), 도시환경의 변화(각 도시만의 스타일+라이프 스타일) 등을 공간디쟈이너로서 다각적인 시각을 이야기하고, 건축하는 저자의 시점으로 제시한 대안들이 재밌다.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들었던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리뷰하는 것들이 많았고, 책이라서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작가 자신이 현직 건축가로 직접 경험하고 일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면과 현실적인 삶을 많이 반영하여 분석하고 제시한 시각이 훌륭하다. 그도 서울 시민의 한 사람으로 나고 자라왔기에, 항상 정책과 도시건축이 따로국밥이 아닌, 함께 더불어 사는 평화롭고 조화로운 삶을 지향하도록 제시하는 수평적 시각이 참 좋다.
그의 첫 책<공간의 공간>에서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역사의 그 원시적 싯점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원인과 결과를 서술하여, 기후 환경 문화가 만들어낸 사람들 주거형태의 근본적인 차이를 보여준 것도 신선했었다. 이번 책은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주고 이모저모를 따져가며 변화를 모색하고 시도해 볼만한 구체적인 제안들을 하고 있다. 이런 전문직종 종사자들 중에 통합적 시각과 감각을 가지고 사회에 적극적인 문제들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한다. 그들이 적극적으로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대안들을 제시한다면, 시간은 결국 우리 개개인의 환경에까지 좋은 영향이 다다르도록 해 줄 것을 믿는다. 그렇기에 유현준 건축가의 책으로 시작된 유명 행보가 한순간에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파장을 불러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