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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작가소개, 인용문과 생각, 주요인물, 후기

by may2050 2024.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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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최인훈

1936년에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나서 8.15 해방 이후 함경남도 원산으로 이사하여 그 곳에서 중학교를 다녔다. 이어 원산고등학교를 다니던 중 6.25 전쟁이 발발하자 월남하여 목포고등학교를 거쳐서 서울대 법대에 재학하였으나 중퇴하였다. 1959년 『자유문학』에 「그레이구락부전말기」와 「라울전」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이 두 작품은 관념과 현실, 그리고 자아와 세계의 대립 구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최인훈 소설에서 나타나는 현실인식의 기본적인 구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후 「9월의 다알리아」, 「우상의 집」, 「가면고」 등을 발표하였고 1960 11월에 『새벽』에 중편소설 「광장」을 발표하였다.

「광장」은 최인훈 소설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소설로서 남북한 이데올로기를 동시에 비판한 최초의 소설이자 전후문학을 마감하고 1960년대 문학의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광장」은 4.19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논의되기가 어려울 만큼 1960년대의 사회적인 상황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소설이다. 작품의 프롤로그에 해당한 부분에서 작가는구정권 하에서라면 이런 소재가 아무리 구미에 당기더라도 감히 다루지 못하리라는 걸 생각하면 저 빛나는 사월이 가져온 새 공화국에 사는 작가의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서술하고 있을 정도이다. 작가가 말하고 있듯이 「광장」은 바로 1960년대의 분위기가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광장」 이후 최인훈은 「회색인」, 「서유기」, 「총독의 소리」 연작,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태풍」 등 많은 소설을 발표하였다. 각 소설마다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새로운 형식과 자아와 현실에 대한 성찰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사변적인 내용으로 인하여 지속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오랜 동안 소설 창작을 중지하고 희곡 창작에 전념하기도 하였는데 희곡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등의 작품은 한국의 신화적인 세계를 통해서 민족의 본성을 탐구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1994년에는 자기 존재의 실존적 의미를 탐구한 자전적인 장편소설 「화두」를 발표하여 이산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새롭게 주목을 받았다. 동인문학상과 한국연극영화예술상 희곡상, 중앙문화대상 예술부문 장려상, 서울 극평가그룹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1979년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최인훈 전집』을 출간하였다.1977년부터 2001 5월까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퇴임 이후에도 명예교수로 예우받았다. 2018년 사망한 뒤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였다. [출처: 예스 24]

인용문과 생각

"사랑이니 영원에 대하여 꽃집 진열장에 놓인 외국 종자 화분 보듯 가지고 싶다는 마음 밖에는 미련이 없는 그녀들과 걸음이 맞을 수 있을까?"  "사랑도 치장일까?" 19p.

>> 여자들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한 명준의 궁금증...

"인간은 그 자신의  밀실에서만은 살 수 없어요. 그는 광장과 이어져 있어요. 정치는 인간의 광장 가운데서 제일 거친 곳이 아닌가요?" 23p.
"추악한 밤의 광장. 탐욕과 배신과 살인의  광장. 이게 한국정치의 광장이 아닙니까?" 24p.
"성적접촉 후 죄책감을 느낀 남자의 감정은 커다란 오만이었다", "그건 상대에게 미안한 일을 했다는 것이고, 이긴 자의 느낌으로 상대를 망쳐놓았다고 생각하는 죄책감이기에 하나님의 자리를 도둑질 한 것이 된다"고.."그녀를 얕본 것"이라고'. 47p.

>> 이 표현 매우 흥미로웠다. 이건 여자를 동등한 인간이나, 종족이라 생각지 않고, 정복의 대상 또는 종속의 대상으로 여겨온 남초사회의 뿌리깊은 인식 때문으로보인다. 또한, 여자가 밀어낼 떄 창피스러움을 느낀것을 돌아보며, 여자가 사람이란 사실을 깨달은 것과, 남 위할 줄 모르는 감정이라 말한 것이 맘에 든다. 그리고 여자 입장에서 남자와의 성적접촉을 얼마만큼 즐거웟을지 궁금해하는 표현을 보니, (명준? 작가?) 순진해 보인다.

"이도저도 못하는 우리같은 것은, 철학이니 예술이니 하는, 19세기 구라파의 찬란한 옛날 이야기 책을 뒤적이면서, 자기 자신을 속이려고 했습니다. 지금도 그러고 있는 사람이 조선에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63p.

>>탈북한 곳에서 명준이 혁명가 아버지에게 . 나도 그런 사람이었다, 지금도 그러하다. 젊었을 배경이 없어서 공부를 했고, 그러고도 앞이 안보이니 탈출하듯 결혼을 했다. 결혼도 결국은 허상을 쫒은 것임을 이제 안다. 어떤 모양에 처해 있었던지 그때 자리에서 그저 뚫고 지나갔어야 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를 일이기도하고..., 지금의 나도 여전히 자신을 속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찍이 위대한 스탈린 동무는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모든 것은, 뒤대한 동무들에 의해서 일찍이 말해져 버린 것입니다. 이제는 아무말도 할 말이 없습니다. 우리는 인제 아무도 위대해 질 수 없습니다. 아, 이 무슨 짓입니까?" 63p.

>> 경찰서에서 고문당하며 그들의 요구에 굴복을 강요당했던 기억 탈북후, 신문사 편집실에서 자아비판을 통해 굴복을 강요 당하는 경험 같다. 이것은 작가도 알고 싶지 않았 못난 슬기로움이었음을 반성하는 부분같았다. 지식인이 현실에 좌절하면서 적응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공문혁명이 주어진 조건이었다면, 그런 조건에 어울리는 행동의 양식을 찾아내는 것이 우리에게 맡겨진 혁명일 것이다. 북조선의 공산주의자 혁명가로서의 품위는 이 일을 어떻게 해내느냐에 달려 있다." 77p.

>>인생도 그러하다. 어느 출발이든, 어떤 형편에 놓여있든, 바로 그 자리에서 찾아내면 되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의 품위는 그 길을 찾는 행위 자체이다. 결과가 좋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결과가 어떠하든 그 여정이 참된 정체성을 알게 해 줄것이다.  끝이 안보여도, 그 결국이 죽임이더라도.

"바다를 건너려는 사람이 웅덩이에 빠져 죽어서는 안 된다."  79p.
"유리를 사이에 두고 물건을 만지려고 할 때처럼, 밑창 없는 안타까운 허망 깊이 그를 차 넣었었다. 사람의 사귐이 몸의 그것조차도 얼마나 믿지 못할 길인가를 말해 주었다." 90p.

>> 윤애에게 지고, 고문에서 지고, 역사의 걸음이에서도 져가고 있었다 말하는 젊은이의 절망적인 표현이다.

"오늘날 코뉴니즘이 인기 없는 것은, 눈에 보이는, 한마디로 가리킬 수 있는 투쟁의 상대_적을 인민에게 가리켜 줄 수 없게 된 탓이다. 마르크스가 살던 때에는 그렇게 뚜렷하던 인민의 적이 오늘날에는, 원자 탐지기의 바늘도 갈팡질팡할 만큼 아리송하기만 하다." 98p.

>> 오늘날의 기독교도 그러하다, 자유주의 인본주의의 발달로, 목사들이 지목해줘야 할 뚜렷한 죄의 양상이 모호해졌다. 종교 지도자들은 화려한 물질과 문명에 무너져, 금욕이니 절제니 하는 경건의 모양을 더이상 버틸 힘이 없다. 오히려  죄를 스스로 범하여, 스스로 자살골을 수도 없이 넣음으로, 인기 없음을 넘어 기독교 혐오에까지 이르게 했다. 태극기부대 같은 류의 극보수 종교자들은 더이상 기독교가 아닌 개독, 이단 일뿐이다.

"고집스럽게 '중립국'을 외치는 그의 마음, 그리고 중립국에서의 자신의 단조로운 삶을 상상하는 장면... 그리고 환각 속으로 들어간 결말."  111p.

>> 스스로 패배자로 낙인찍고, 쉰다는 말로 인생을 보내려는 의도, 그리고 죽음을 선택. 이런 결말은 과거 한국문학에서 흔히 나타나던 패배주의, 비관주의의 전형적인 결말이다. 이런 것에 지식들은 많은 영향을 받았을테고, 그렇게 인생을 낭비하거나, 삶을 마감했을 것도 같다. 나는 사실 이렇게 비관적이고 슬픈 한국역사의 흐름이 싫었다. 보다 발전적이고 비장함이 있기를 바랬다. 그러나 내가 직접 시대의 아픔을 겪지 않았으니 뭐라 말할 자격은 없어서 입을 닫고 비평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나약한 지식인이 되고 싶지 않은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주요인물

윤애: 인문학적 교양을 갖춘여자, 적당히 사회적이고 음흉하게 속물적인 느낌을 준다.

은혜: 은애보다 개방적이고 자유롭다. 발레리나 예술가라서 그런지, 자신의 감성에 충실한 여자다. 자신에게 솔직하고 마음이 가는대로 행하는 사람. 용기있고 아름다운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명준: 나약한 지식인의 표상이다. 시대 대부분의 문학속 주인공의 전형적인 인물이다. 위의 윤애와 같은 유형의 대표적인 남자라고 본다.

태식: 자유로우면서 자유의 소신대로 사는 유형으로, 위의 은혜와 같은 유형이다.

후기

문체라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어 앞부분을 여러 보다 말다를 반복했었다. 그러다 어느순간 코가 꿰어 읽다보니 스토리에 이끌려 끝까지 읽을 있었고, 오랫만에 어릴 읽은 한국문학의 세계로 돌아간 향수에 젖기도 했다.

이데올로기가 남긴 상처와 패배주의, 허무주의 등으로 고통하는 인간, 특히 남북의 이념적, 물리적 분단, 한국전쟁, 분리된 가족사, 지식인의 갈등, 해방이후 새롭게 대두된 정치 경제적 신분의 갈등…등 많은 한국사의 장면들이 얽혀 있었다. 그럼에도 살아있는 인간들은 자유로운 삶과 사랑을 갈망하며 고통을 참고, 희망이 끝내 인간성을 버리지 않을 힘으로 끝까지 견디게 해준다. 그런 무궁화같이 끈질긴 한국인들의 원형을 작가는 '이명준' 통해 그려낸다.

문체는 올드하고, 오타도 많고, 비유도 낯설었지만,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만이 갖고 있던 순수한 정신세계를 있었다. 내가 시대에 살았다면,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는 현재를 사는 사람이라, 그들의 비관적 결말과 마지막 선택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만약 내가  시대를 살았다면, 아마도 나역시 그들과 비슷한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현재의 우리에게는, 극심한 우울증이나 상대적 박탈감이 아닌 이상, 삶에서 누릴 있는 것들도 많이 있고, 현대사회가 제공하는 선택들도 많아져서, 사회가 제공하는 '다양성의 처방' 의지해, 그시절보다는 적극적으로 '살아있음' 선택할 같다.

유시민 작가는 알릴레오에서,이 책은 "정치의 과도한 폭력성으로 개인을 침범하던 당시 사회상을 "광장과 밀실" 표현했다" 말했다. 이는 명준 자신이 월북한 아버지 때문에, 고문당하고 도망다니지만, 결국 자신도 월북을 하고야 마는 선택으로 이어진 장면을 가리킨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가 침범당하는 정치적 역사와 현실을 많이 경험해왔으니, 사실을 꼬집어 보고, 지금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가도록 깨어있는 시민교육을 위해서라도 책은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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