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같은 실화!
인간이 인간을 소유하고 길들이는 과정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사악한 것인지 생생하게 증언하는 책이다. 그 곳은 종종 가장 친밀한하고도 은밀한 '가정'이라는 곳에서 이루어진다. 부모는 자신의 연약한 아이들의 보호자라는 권리로, 자신들이 원하는데로 어린인격들을 잔인하게 조각하려한다. 자신들의 이기심으로 인격살인의 공모자가 된다. 이러한 현상은 파워의 불합리나 불균형이 있는 곳에서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집단의 힘에 가려서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상대가 누구이든, 동등한 인간으로서 존중하지 않으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인간성의 어두운 부분을, 작가는 끝없는 의문과 투쟁으로 증명하고, 결국 스스로를 구원하는 인간승리의 강인함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한번쯤 경험했을 관계안에서의 어두움을 떠올리고, 작가와 한 마음이 되어, 단숨에 끝을 향해 내달리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모드 쥴리앵
1957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부유한 아버지와 교육학을 전공한 어머니라는 이상적인 가정환경이었지만, 아버지의 잘못된 신념과 비뚤어진 세계관으로 인해 세 살이 되던 해에 철책으로 둘러싼 집에 감금, 열여덟 살에 그 집에서 나올 때까지 15년을 갇혀 지냈다.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강제된 정서적·육체적 학대는 친구로부터, 사회로부터, 이 세상으로부터 그녀를 고립시켰다. 그러나 자신이 발 디뎌보지 못한 세상을 포기하는 대신 끊임없이 갈망하며 삶에의 희망을 키워갔다. 어둠 속에 고립되었음에도 절망에 스러지지 않은 것은 함께한 동물들이 가르쳐준 순수한 사랑과 음악이 심어준 단단한 내면, 그리고 꿈을 꿀 수 있게 길을 밝혀준 문학작품들 덕분이었다. 세상 밖으로 나와 타인과 이야기하는 법부터 레스토랑에서 포크와 나이프 쓰는 법까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것을 새로 배워야 했지만 삶에의 강인한 의지가 다시 일으켜 세웠다. 평생 학대의 트라우마와 함께한 삶은 자신과 같은 환경에 처한 사람들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일을 찾기로 하면서 또 한 번의 변화를 맞는다. 법대를 나와 법무사로 활동하다가 미국·캐나다 등지에서 정신의학과 심리치료학을 전공해 1995년부터 심리적 통제와 정서적 지배를 전문으로 하는 심리치료사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 예스24, 작가소개]
줄거리
프리메이슨의 멤버이자 후예라 믿었던 아버지는, 그의 '딸 모드를 폭력과 악의세력에 맞서 살아남을 용사로 키워져야 한다는 잘못된 신념으로, 한 아이와 가정을 사이비화 시킨 이야기이다.
작가의 아버지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왜곡된 자신의 신념에 따라 가난한 농부의 17살 막내딸을 데려다 키운다. 그는 장차 얻을 자신의 자식을 가르치게 할 목적으로, 그녀를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게 한다. 마침내, 그녀가 성인이 되자, 결혼을 하고, 딸 모드 쥴리앵을 얻는다.
그의 딸로 태어난 모드는 아주 어린아이때부터 아버지의 시간표에 따라 혹독한 신체적, 정신적 훈련(학대)을 받으며, 자란다. 모드가 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녀 안에 자아가 발달하자, 아버지의 일치하지 않는 말과 행동에 의문을 품는다. 하지만, 폭군같이 두려운 존재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면밀한 관찰과 사상의 증명을 스스로 해가면서, 내면의 힘을 키운다. 안타깝게도 그녀를 낳아 교육을 도맡은 어머니조차 아이의 편이 되어주기는커녕, 아이를 자신의 방패로 이용할 뿐, 최소한의 보호도 하지 않는다. 그저 폭군의 몽둥이 아래 개처럼 적당히 꼬리를 흔들며 남편이 시키는 일만 하면서, 종속되어 살아간다. 엄마와 달리, 어린 모드는, 이 집을 탈출하는 것만이 자신이 사는 길임을 깨닫고, 그 기회를 엿본다.
아버지는 자신의 아내가 교육하지 못하는 과목, 즉 악기를 배우는 등, 예체능 과목들은, 매우 드물지만, 외부에서 과외선생을 모셔오기도 했다. 그러다 몰렝 이라는 음악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돈만 바라던 다른 선생과 달리, 몰렝은 명석하고 재능있는 모드를 눈여겨 본다. 그리고 문제많은 가정과 부모를 알아채고, '결혼' 이라는 가장 안전한 방법을 아버지에게 제안한다.
몰렝은 외부공연연습을 핑게로, 모드의 정기적인 외부출입의 기회를 아버지로부터 얻어낸다. 외출은 한달에 한번 식료품을 사러 온가족이 잠깐 시내 가게에 가는 일이 전부였기에, 모드는 몰렝과의 외출로, 세상과 처음 대면하게 되고 충격을 받는다. 그녀는 빠르게 바깥세상을 학습하고 자신의 가정이 비정상적임을 확신하게 된다. 세상의 모든 물질문명을 처음 경험하면서, 점점 더 아버지라는 감옥에서 탈출하기로 마음을 굳힌다. 드디어 선생님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소개받고, 두사람은 아버지에게 결혼허락을 받아, 합법적으로 모드를 집이라는 감옥으로부터 성공적으로 탈출시킨다.
결혼 후, 그녀는 여려가지 직업을 가져보지만, 성장기의 트라우마로 인한 사회성 문제에 부딪히면서, 방황과 치료를 거듭한다. 그녀는 오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그 분야를 깊이 공부하게 되고, 자신과 같은 가정적학대와 고통속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심리치유사'로 일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오랜시간에 걸쳐, 자신을 치유하는 작업의 하나로 이 책을 쓰고 출판하게 된다.
서평
이런 일이 현대 프랑스 가정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누가 믿을 수 있을가?
이 책은 그녀의 나이 50이 넘어서야 출간되었다. 이는, 그 상처와 억압이 그녀의 전생애를 지배해 왔음을 가늠해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모드는 인간성이 파괴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독서를 통한 사유, 가축들과의 교감 등을 통해, 스스로가 만든 사랑과 위로로 자신의 인간성을 지켜낸다. 모든 감각들에 지나치게 예민하여, 불안을 줄타기 삼아 살아가야 했음에도, 끝까지 인간정신을 사유하고 지켜내고 행동으로 이뤄낸, 저자의 정신력과 아름다운 승리에 찬사를 보낸다. 주인공이 겪는 여러학대와 말도 안되는 사건들의 연속에, 나는 마음이 힘들어져서 책을 여러번 손에서 놓고 싶었다. 그럼에도, 저자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어냈다.
음악 선생님, '몰렝' 은 제자의 재능도 사랑했지만, 학대받는 환경에 눈감지 않고, 지혜롭고 용감하게, 가장 안전하고도 사려깊은 방법으로, 모드의 나이 18살에 그녀를 감옥같은 집과 학대자 부모로부터 탈출시켰다. 탈출 후, 지속적으로 밀려오는 후유증의 아픔과 고통을 극복해내고, 마침내 모드는 치유를 이뤄낸다. 나는 고귀한 인간의 본성을 잃지 않고 지켜내는 모드와 같이, 아름답고 강한 모든 인간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모드의 아버지와 같이, 자기에게 속한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왜곡된 사랑을 하기 쉽다.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오히려 소중한 자녀를 구속하고, 그들의 인생전체에 지우지 못할 상처를 남기는 일이 인간사 다반사다. 오랜 역사가 증명하듯, 모든 인간은 자유로운 생각과 배움 속에서 자신의 길을 스스로 찾아갈 권리가 있다. 누구도 타인을 속박하거나 소유할 권한은 없다. 같은 인간을 향한 잘못된 욕망은 이처럼 서로를 지옥으로 몰고 갈 수 있다. 인간은 인간 자체로 독립되어야만 서로에게 안전하고 자유롭다.